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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멜랑콜리아> 서론 및 줄거리, 결말, 총평

by imnana 2025. 4. 1.

멜랑콜리아
멜랑콜리아

서론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는 지구 종말을 배경으로 두 자매의 심리적 변화와 관계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우울증과 불안,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두 개의 장(章)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 "저스틴(Justine)"과 "클레어(Claire)"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저스틴(커스틴 던스트)과 그녀의 언니 클레어(샤를로뜨 갱스부르)이며, 이들은 지구 종말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줄거리

영화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는 아름답지만 불길한 이미지들로 가득 찬 프롤로그로 시작됩니다. 슬로모션으로 전개되는 이 장면들은 마치 한 편의 회화처럼 구성되어 있으며, 이후 영화의 전개를 암시하는 요소들이 담겨 있습니다. 저스틴은 결혼식 드레스를 입은 채 강물 속에 떠 있습니다. 클레어는 어린 아들을 안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지만, 그녀의 발은 무거운 땅에 붙어 있습니다. 하늘에는 거대한 푸른 행성 "멜랑콜리아"가 다가오고 있으며, 결국 지구와 충돌하는 장면이 보여집니다. 이 프롤로그는 영화가 단순한 SF 재난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우울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임을 암시합니다. 첫 번째 장은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의 결혼식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그녀는 부유한 언니 클레어와 클레어의 남편 존(키퍼 서덜랜드)이 마련해 준 호화로운 저택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립니다. 하지만 저스틴은 결혼식 내내 우울감과 불안에 빠져 있습니다. 그녀는 신랑 마이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함께 리무진을 타고 결혼식장에 도착하지만, 길을 헤매며 우왕좌왕하는 모습부터 시작해 결혼식 자체가 혼란스럽게 흘러갑니다. 결혼식에서 저스틴의 가족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어머니 가비(샬롯 램플링)는 냉소적이며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아버지 덱스터(존 허트)는 무책임하고 가벼운 성격으로, 딸의 감정을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클레어는 저스틴이 정상적으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돕지만, 저스틴의 불안정한 행동에 점점 지쳐 갑니다. 저스틴은 결혼식 중간중간 사라지며, 마치 우울증의 무게에 짓눌린 듯한 행동을 보입니다. 그녀는 정해진 형식과 의무에 얽매이는 것을 극도로 힘들어하며, 결국 신랑을 떠나버립니다. 첫 번째 장은 단순한 결혼식이 아니라, 저스틴의 정신 상태와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행복’의 개념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저스틴은 결혼이라는 사회적 틀에 맞춰 행복해야 하지만, 그녀는 결혼식 내내 우울감에 빠져 있으며, 결국 모든 것을 망쳐 버립니다. 두 번째 장은 저스틴이 결혼식 후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언니 클레어의 집에서 지내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 시점에서, 뉴스에서는 거대한 푸른 행성 "멜랑콜리아"가 지구를 스쳐 지나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옵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에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클레어는 점점 불안해합니다. 반면, 저스틴은 점차 차분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마치 지구의 종말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것처럼,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우울증을 겪던 그녀는 오히려 종말이 가까워지면서 편안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다만, 클레어는 점점 더 불안해지게 되고, 이로 인해 남편 존은 과학자들의 말을 믿고 그녀를 안심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결국 멜랑콜리아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존은 극도의 공포 속에서 자살을 선택합니다. 이제 클레어와 저스틴, 그리고 클레어의 아들 레오만이 남게 됩니다.

 

결말

영화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의 결말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지구의 종말이 확정된 순간, 클레어는 마지막까지 도망치려 하지만 저스틴은 이를 비웃으며 차분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저스틴은 레오를 위해 "마법의 동굴"을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그녀는 나뭇가지를 모아 간단한 구조물을 만들고, 셋은 그 안에서 손을 맞잡고 앉습니다. 마지막 순간, 거대한 멜랑콜리아 행성이 하늘을 뒤덮으며, 거대한 충돌과 함께 지구는 완전히 소멸합니다. 영화는 광대한 폭발과 함께 모든 것이 끝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총평 

영화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에서 멜랑콜리아 행성은 단순한 천체가 아니라, 우울증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저스틴은 종말이 다가올수록 더 평온해지는데, 이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현실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자신이 오랜 기간 겪어 온 우울증을 이 영화에 반영했다고 밝혔으며, 저스틴은 감독 본인의 감정을 투영한 캐릭터라고 했습니다. 영화는 인간 존재의 무의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우주적 스케일 앞에서 인간의 감정과 노력은 무력할 뿐이며, 결국 모든 것은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또하나 눈여겨볼 점은 영화의 촬영 기법과 색감, 그리고 음악은 시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며, 멜랑콜리아의 공포를 더욱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바그너의 음악(《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이 영화 전체를 감싸며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멜랑콜리아』는 단순한 종말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정신 상태를 우주적 차원에서 탐구한 철학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는 결국 소멸할 운명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종말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력하게 느껴지지만, 어떠한 태도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기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