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영화『야당』은 2025년 개봉한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인 마약 범죄와 검찰 권력의 이면을 다룬 범죄 스릴러이자 사회 고발 드라마입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야당’은 정치적 개념이 아니라, 마약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정보원이 되는 브로커를 의미합니다. 즉, 범죄자이면서 동시에 수사에 협력하는 이중적 존재이죠. 영화는 범죄자의 회개, 공권력의 부패, 그리고 정의에 대한 고민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입장을 지닌 세 인물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감독 황병국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이번에도 놓치지 않으며, 탄탄한 스토리와 현실감 넘치는 연출을 통해 관객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줄거리
영화『야당』은 한때 마약 조직의 브로커로 활동하다가 검거된 이강수(강하늘)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마약 유통의 하수인이었지만,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까지 덮어쓰고 억울하게 구속됩니다.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인물이 있으니, 바로 검사 구관희(유해진)입니다. 관희는 강수에게 감형과 출소를 미끼로 제안합니다. "너를 야당으로 쓰겠다", 즉 다시 마약 조직 안으로 침투해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강수는 처음엔 거부하지만, 감옥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함과 복수심이 겹쳐 결국 거래에 응하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 조직으로 돌아간 강수는 검사의 지시를 따라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점차 구관희의 진짜 목적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출세’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관희는 강수를 단지 도구처럼 이용하며 점점 더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습니다. 한편,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박해준)는 마약 조직 소탕에 누구보다 열성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강수가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를 의심하며 뒤를 쫓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히려 검찰과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권력 내부의 부패에 대해 알게 되면서 고민에 빠집니다. 이처럼 영화는 이강수 – 구관희 – 오상재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정의, 거래, 충성심, 회의감, 반전의 감정들을 치밀하게 교차시키며 전개됩니다.
결말
영화『야당』의 후반부에서 이강수는 결국 구관희의 검은 거래를 폭로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조직에서 수집한 증거와 관희와의 통화 녹음, 뇌물 전달 내역 등을 은밀히 수집하고, 이를 오상재에게 넘깁니다. 처음엔 강수를 믿지 않던 상재 역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며 그와 뜻을 함께하게 됩니다. 이들의 공조는 마침내 관희의 체포로 이어지며, 검찰 조직의 부패가 드러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강수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어 마약 조직의 보복을 받게 되고, 가까스로 목숨은 건지지만 다시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게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강수는 한적한 해변가에서 홀로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자신이 선택한 길을 곱씹습니다. “세상은 바뀌지 않았지만, 나는 바꿨다.” 이 대사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중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부패한 세상 속에서 ‘작은 정의’라도 지키려는 개인의 선택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를 묵묵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총평
영화『야당』은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사회 고발적 시선, 도덕적 질문, 그리고 인물 간의 심리전이 촘촘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특히 마약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표면에 내세우면서도, 그 뒤에 감춰진 공권력의 부패, 정의의 경계, 인간 내면의 회색지대를 치밀하게 조명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강하늘은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거칠고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을 훌륭히 소화해 냈고, 유해진은 카리스마 넘치는 부패 검사 역할을 통해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박해준 역시 정의롭지만 이상에만 빠지지 않은 현실적인 형사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연출은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고, 편집과 음악 또한 긴장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중후반부의 반전과 인물 간의 심리 싸움은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며, 엔딩까지 힘을 잃지 않았습니다. 또한, 정의란 무엇인가,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진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를 묻는 영화였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 큰 울림을 주며, 보는 이로 하여금 한동안 깊은 여운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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